엑셀실력
오늘도 역시 별 무리없는 하루가 지나가나 싶었다. 오전에는 의미없이 엑셀만 끄적거리고, 오후에는 약간 감을 잡아서 조금씩 시트를 채워나갔다. L M이랑 둘이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고, 도와드릴게 있으면 말씀해달라고 했지만 사실 없다는 걸 알고있고, 도와달라고 해도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오피스 프로그램에 대해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계를 많이 느낀다.
클래스가 다르다
저녁에 들이닥친 S D, 그리고 필드의 우리 세 명(2.5명이라고 하고 싶다.. 나는 0.5인분도 안되니까), 그리고 L기업의 기획팀 3분과 함께 중간보고를 했다. 우리 회사에서 만든 엑셀 시트를 가지고 향후 3~5년의 재무제표를 추정하는 용역이었다. 사실 과거의 자료를 분석하고, 중기 계획에 따라 재무제표를 추정한다는게 말로는 쉽지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는 복잡한 논리를, 못지않게 복잡하고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가지고 모델링 한다는게 참 어렵다. 그래서 C M이 엑셀보다 그 논리가 더 중요하다고 한 것 같다. 컴퓨터로 구현하는 거야 뭐 어떻게든 되는데 그걸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DATA를 뽑아내고 의미있는 정보를 도출해낸다는게 참 쉽지 않다. 경영학 수업을 들으며 매 번 듣던 벤치마크도 정말 많이 사용하고... 회사의 까다롭고 허를 찌르는 질문과 요구에 이미 다 답안을 만들어놓고 그게 단순 위기모면이 아닌 실제로 수식으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들을 보면서 참 내가 작은 물에서 놀았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과연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저게 내가 원하던 걸까? 하는 의문은 항상 남지만 좀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