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다음달 7일이면 드디어 고대하던 첫 출근이다. 매 년 4대 회계법인의 채용규모가 들쭉날쭉한데 작년에 비해서 올해는 참 힘든 해이지 싶다. 다행스럽게도 모교의 교수님들께서 신경을 써주셔서 4대 법인 중 두 곳에 합격하여 골라서 갈 수 있게 되었지만 대부분의 합격자들은 회계법인의 전화를 기다리며 노심초사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소위말해 T/O가 있는 학교 출신들은 그나마 좀 덜했겠지만 나같은 '기타대'들은 더더욱이 이번 번 채용시즌을 이겨내기가 힘들었다. 학연, 지연, 인맥 등 업무요소 외적인 이유로 선발되었다는 것이 좀 찜찜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미국같은 곳은 적극적으로 인맥을 만들어서 들어가고 싶은 회사에 어필 하는 것도 개인의 능력이라고 봐주기 때문에 합리화 시키기로 했다. 아무튼 가슴 졸이는 합격자 발표와, 더 가슴 졸이는 채용시즌을 겪으면서 4대 법인의 인재채용의 문제점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한다.
1. 극심한 정보비대칭
일반적으로 많이 가는 기업이 아니다 보니 정보를 얻기가 매우 힘들다. 4대 법인도 제대로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은데 수많은 로컬은 말할 필요도 없다. 연봉, 업무, 복지, 분위기, 기타 등에 대해 제대로 알 수가 없으며 그나마 연봉에 대한 부분은 '공인회계사들의 모임' 현직 게시판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그 이외의 것들은 익명게시판의 특성상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다. 가장 좋은 방법은 회계사 현업에 계신 지인분들의 경험을 듣는 것이겠지만 기타대는 선배의 수가 많지도 않고 특히 나는 동영상 강의로 동네 도서관에서 혼자 공부를 했기 때문에 더더욱이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다.
2. 주먹구구식 선발
이번에 4대 법인중 그나마 가장 제대로 된 인재채용 프로세스를 '흉내낸' 곳은 안진회계법인이다. 간단한 설명회, 서류, 면접과 같은 기본적인 일정들을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정확한 시간에 확인할 수 있게 하는 상식적인 시스템을 각 회계법인은 채용하지 않고 있다. 지원자들은 회계법인에서 오는 전화 한통에 일희일비하며 대체 언제 발표가 나는지조차 막연하게 xx일~xx일까지 라고 적어두고 마지막 한 순간까지 희망을 갖게 만든다. 합격자들에게 축하한다는 문자 한 통, 불합격자들에게 아쉽다는 메일 한 통 보내기가 그렇게 힘든 것일까. 물론 많은 합격자들이 여러 곳의 법인을 붙어서 이쪽 저쪽 간보다가 최종 법인을 결정하는 상황이기에 함부로 불합격 여부를 말해줄 수 없다고는 하지만, 차후 추가 모집을 한다거나 예비 합격 제도 등을 통해서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