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미새가 되지 말자??
- 일상
- 2020. 6. 8.
최근 또 한 번의 이직 제의를 받았다.
이직을 할 때 가장 베스트는
1. 나랑 일을 해 본 사람이 스카웃 제의를 할 때고
2. 나랑 일을 해본 사람이 다른 곳을 소개시켜줄 때고
3. 헤드헌터고
4. 공고를 통해서 들어가는 것
순서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는 1번의 케이스였다.
나는 3번과 4번을 통한 이직 시도는 해본적이 없었고 2번의 경우는 많았지만 다 거절했었다.
역시 1번의 경우가 가장 크게 고민을 하게 된다.
28살에 세전 5천만원도 안됐었던 연봉이 35살인 지금 두 배가 넘게 되었으니 그 때 보다 훨씬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만은 않다.
물론 돈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리고 연봉 1억이 넘어가는 순간 몇 천만원이 오르는 것은 세후로 월에 떨어지는 금액을 보면 크게 차이도 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부동산 투자로 인한 대출로 월 현금흐름이 빠듯하다 보니 고액 연봉에 대한 유혹을 떨칠수가 없었다.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과감히 기본급 1.5억을 불렀고, 결론적으로 ‘거절’ 당했다.
나는 남들보다 일을 훨씬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내가 하는 능력은 돈을 벌어오는 일이 아니고 누구나 조금만 경험이 쌓이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다른 사람은 시간이 조금 걸릴지라도 돈을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자기가 원하는 타이밍에 결과물이 있으면 될 뿐이지, 그 사람이 1시간에 했던 밤을 새서 했던 상관이 없다.
나는 어느새 내 능력을 과신하고 있었다.
회계사 업계에서는 3:3:4의 룰이 암묵적으로 존재하는데, 매출을 10억이 발생하면 30%는 업무 수임자가, 30%는 공통비용, 40%는 업무 참여자가 가져간다는 룰이다.
이 룰에 따르면 내가 연봉 1억을 받으려면
3억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도록 영업을 해오거나(사모펀드의 경우 3억 매출이 발생하려면 최소 200억~300억짜리 펀드를 만들어야 한다)
3억 매출이 발생하는 일의 뒤치닥꺼리를 다 해야한다.
과한 연봉을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룰로 봤을 때 지금 내가 받는 연봉은 나름 적절하다고 할 수 있네??;;
아무튼 거의 스타트업 수준의 부띠끄에서는 부담하기 힘든 금액이었을 거고, 아직 그 회사에 아무것도 기여할 수 없는 나의 제안이 다소 황당할 수도 있었겠다 싶더라.
물론 나랑 일해본 사람들은 나를 믿고 쓰긴 할거다. 근데 단기적으롤 눈 앞에 주어진 연봉으로 인해 ‘돈미새’ 이미지가 될 지, 이 사람은 어쨌든 맡은 일을 끝까지 마무리 하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될 지, 지금까지의 나는 전자였다면 앞으로는 후자를 추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