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지 몽탄 방문이유
우리집은 소위말해 몽세권이다. 삼각지역에서 걸어서 10분. 삼각지 고가도로만 넘으면 바로 몽탄이다. 아래 줄 서는 사진에서 아파트가 보일정도. 이사온지 1년반이 넘었는데도 집 근처에 유명한 맛집인 몽탄을 우리 부부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왜인지 모르게 회사나 집 근처에 있는 유명한 맛집은 깊은 맘속에서 저평가 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아무튼 5월에 이사를 하기로 마음 먹고 늦기 전에 몽탄을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주말 예약은 아침부터 와서 줄서야 된다
어쩌다 보니 주말 아침 일찍 일어나게 되어 심심풀이로 산책이나 갈까 싶어 나가려 하는데 아내가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며칠 전 대화에서 '우리 이사 가기 전에 몽탄 한 번 가보자'라고 했던 것이 생각나 나온김에 몽탄에 갔다. 10시 반 정도가 되었는데도 벌써 길게 줄이 늘어서있다. 원래 무언가를 기다릴 때는 담배 한대 피면 시간이 잘 가기 마련인데, 바로 옆이 초등학교라 그런지 금연 표시가 곳곳에 붙어 있어서 담배를 피기는 그렇고... 아무튼 폐인의 모습으로 기다리기 시작했다.
기다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커플, 여여, 아니면 여자친구랑 오려고 남자 혼자 서있는 경우. 나처럼 동네 마실 나온 복장으로 줄 서있는 사람은 없었다. 저 사람들은 바로 입장이 아니고 아마도 11시반인가 12시부터 입장하는 것이기에, 예약만을 위해서 이 시간에 줄서고 있는 거다.
전략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요즘 같이 편리하게 어플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세상에서 맛있는 고기 한 번 먹어보겠다고 줄 서있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정겹고 한편으로는 약간.. 아주 약간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 건 왜일까. 나같이 반골 기질이 있는 성향은 뭔가 줄서는 맛집에 대해 반감이 들기 마련인가보다.
예약은 30분 단위로 가능하고 온 순서대로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이름과 휴대폰 번호를 적는데, 내가 갔을 때 이미 점심과 저녁의 황금 시간은 꽉 차있었고 그나마 늦은 시간인 오후 5시로 예약을 했다. 그 뒤 내가 예약한 시간 전후 10분에 전화를 주, 10분 내로 도착하지 않으면 노쇼라고 해서, 아침부터 줄 선 노력이 아까워서 5시에 맞춰서 준비를 했다. 주변에 주차장도 넉넉하지 않으므로 주변에 연고가 없는 사람들은 데이트 계획을 야무지게 세워야지 싶다.
양이 적으니 처음부터 최소 3인분!
메뉴는 메뉴판 사진을 참고하고, 우리는 처음부터 우대갈비 4인분을 시켰다. 자주 오기 힘든 곳이니 고기로 조지자는 의미. 계획은 4인분 + 된장찌개 + 양파볶음밥 이었는데 결국 고기 4인분을 겨우겨우 해치웠다. 우리 부부가 양이 적은데도 어찌저찌 4인분을 해치우는 것을 보면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듯 하다.
안와본 사람들은 무조건 추천
테이블 세팅은 사진이랑 같은데 모든 소스, 반찬이 정갈하고 맛있다. 특히 왼쪽에 보이는 언 무생채, 그리고 작은 접시 중 두번째인... 무슨 날치알인가로 만든 소스가 별미. 그 외에도 다양한 소스를 찍어먹는 재미가 있다.
처음에 고기 냄새를 맡으면 약간 훈제 소세지 같은 냄새가 난다. 아마 수비드 처리인가를 한 것 같다. 어쨌든 고기는 알아서 손질해주고 뼈에 붙어 있는 고기까지 싹싹 발라서 준다. 고기는 진짜 우대갈비 먹어본 곳 중에 (별로 먹어보질 않았다만...)정말 맛있고, 누구를 데리고 가도 만족할만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