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장10.21-23 경남 사천의 K사로 첫 출장을 나갔다. 전주에 벤치마크 자료라고 해서 KISLINE에 있는 자료들을 엑셀에 정리해놨다. 새벽같이 일어나 택시를 타고 김포공항을 갔는데 새벽이라 그런지 한 30분 정도면 가더라. 회사일 하는데 자기돈 쓰지말라 그래서 영수증은 칼같이 받아놨다. 비행기에서 꿀잠을 자고 간단하게 소머리국밥으로 아침을 먹은 뒤 K사에 도착했다. 보안관련, 인터넷연결 관련한 일로 오전을 다 보냈다. 점심은 가볍게 중국집에서 먹었는데 우리팀은 D, SM, SA, A 였고 상대는 팀장, 부장, 차장, 과장 이었다. 나보다 나이와 경험이 훨씬많으신 어르신들이 회계사님 회계사님 대우해주니 이게 좋긴 좋은가 보더라. 현실은 약간 시궁창이지만. 시골의 작은 기업이라 사실 약간 무시도 했..
벤치마크오늘부터는 회계법인에 대한 불평불만뿐이 아닌 장점에 대해서도 하나씩 도출해서 쓰기로 했다. 그 첫 시작으로 벤치마크 이다. 우리가 발행하는 감사보고서는 단순 DATA에 불과한데 이걸 의미있는 DATA로 만들면 INFORMATION이 된다. 이 간단한 논리에 대해서 깨우쳤다. 단순히 개념체계에서 배웠던 '비교가능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작성된 재무제표를 서로 비교하고, 동 산업 내에 있는 회사들의 산업평균을 구해서 내가 괜찮다고 주장하고자 하는 기업의 수치와 비교함으로써 주장의 신뢰성이 높아진다. 단순 엑셀 노가다이고 데이터를 가공하는 방법에 대해서 좀 더 고민했다면 괜찮은 산출물이 될 수 있었겠지만 쓸데없는 퀄리티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NICE 신용평가정보에서 제공하는 KISL..
오늘의 업무오늘은 S이사와 K선생님이 떨궈준 K방산업체의 기본자료를 업데이트 했다. K선생님이 생긴건 좀 구린데 몸매는 좋더라. 는 개소리고, 처음 들어가보는 신용정보 사이트를 통해서 정보를 업데이트 했는데 참 신기하더라. 오랜만에 엑셀을 사용해서 그런지 간만에 일을 하는 맛이 났지만 그것도 잠시, 30여개에서 90여개까지의 기업 정보를 갖다 붙이고 수식을 검증하는 등의 일을 했다. 사실 조금 더 퀄리티 있게 일을 할 수 있지만 별로 의미없는 일이라 그만뒀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을거고 그런 일을 할 여유는 없다. 지금 일기를 쓰면서 생각이 난건데, 그래도 업무를 할 때 좀 배운다는 자세로 해야겠다. 근데 그럼 야근을 하잖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으아. 보통 스텝들은 매니저 선생님들이 전략을 세우..
의미없는 야근입사 한 일주일만에 10시에 퇴근했다. 그래 야근은 좋다 이거다. 근데 왜 의미없는 야근을 하냐는거다. 내일까지 제출해야 할 제안서 슬라이드를 두어장 채우는데 왜 쓸데없는 인력이 3명이나 남아서 옆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건지. 하루종일 컴퓨터만 잡고 있으니까 눈이 아프고 머리가 어지럽고 정신이 없다. 끄적끄적 눈치를 보다가 1년 선배인 S선생님과 방향이 같아 지하철을 같이 탔다. 저녁 식사하고 업무 뭐하셨냐고 물어봤더니 두어시간 동안 슬라이드 한 장 정도 만들었단다. 아무래도 굳이 남아있을 필요 없는데 남아서 끄적이자니 능률이 많이 떨어진다. 안타까운 건 이런 의미없는 야근과 주말 출근이 계속 있을 수 있다는거다. 어이없다. 진짜 근무시간에 딱 집중해서 하면 다 끝낼 수 있는 것 같은데 서..
DHL?황당한 일이 일어났다. 예전 정보검색 실력을 간만에 발휘해서 L선생님의 제안서를 도와주고 있는데 갑자기 M선생님이 밝게 웃으면서 왔다. 진국인줄 알았던 Y선생님은 겉보기에는 야인처럼 보였는데 윗사람들 눈치보는 사람이었고 나도 모르게 서로 합의하여 여의도의 한 공공기관으로 도장좀 받아오란다. 담배냄새와 음식냄새가 섞인 더러운 입으로, 볼에는 탐욕이 가득찬 웃음으로, 한 사람의 전문가가 아닌 뒤치닥거리 하는 신입이 하나 생겨서 참 좋은가보다. 좋기도 하겠다. 날씨가 좋아 다리를 건널 때 버스를 타고 갔다. 버스비 얼마 되지도 않는거 당연히 주지 않는다. 도장을 찍어주는 공공기관 대리는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겨우 일주일 다닌 신입이 게다가 맡은 업무도 아닌 갑작스러운 심부름에 대해 잘 알리가 없다..
첫 일오늘부터 해양수산부 항만 관련 일을 함께 하기로 했다. L쌤과 S쌤과 함께 하는 일이었는데 처음 주어진 일이 참 어려웠다. 정보검색대회도 여러번 우승했던터라 검색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정말.. 정말로 찾기가 힘들다. 그 간단한 시장전망조차도 이렇게나 찾기 힘들다니.. 특히 영어로 된 사이트를 검색해서 스키밍하자니 갑자기 머리가 돌이 된 줄 알았다. 단어 하나하나 사전에 쳐넣어 가면서 해석하고 그나마 몇 개 나온 기사와 사이트를 억지로 끼워맞춰가며 수 시간 동안 두 페이지를 만들었다. 하하. 겨우 내 능력이 이정도였나 싶다. 그래도 파워포인트를 하던게 있어서 PPT 만드는 업무는 잘 해낸듯 하다. 겨우 이런거 하는데 돈 받는게 미안하긴 하다만 아직은 내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이 이거 밖에 안된다. 첫 ..
IT & 매너 교육오늘은 하루종일 교육일정이 잡혀있는 날이다. 아침 일찍 비서분과 다른 선생님들께 인사를 하고 교육을 받으러 갔다. 각종 프로그램과 포탈 사용법을 배웠다. 매너 교육도 배웠다. 그래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는 듯 했다. Best in all?참 가증스러운 삼일의 구호이다. 삼일이 석 삼, 빼어날 일 이라고 했던가? 정말 들어오고 싶었던 조직인데 삼일만에 질려버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서, 몇 없는 동기, 이제는 신입사원 연수마저 가지 말라니. 그래 사실 안가도 된다. 오늘만해도 그다지 쓸모없는 교육으로 8시간을 보내지 않았는가. 하지만 신입사원 연수는 삼일에서 첫 걸음을 하는 신입회계사들에게 삼일이라는 조직 안에서 충성심과 단합심을 기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 않는가. 정말 말 그대로 첫..
경영진과의 인사어떤 조직에서든 대표하는 자리가 되면 재미없어지나보다. 최대한 집중을 해서 강의를 들어보려 했지만 어김없이 졸려왔다. 하지만 Assurance Los 부대표님은 정말 재밌었다. PT의 처음부터 끝까지 개그로 시작해서 개그로 끝났다. 기분 나쁘지 않게 윗사람들을 까면서, 추켜세우면서, 저런 식의 언변은 참 타고나야 되지 싶다. 동기강의를 들으면서 참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있는 반면에 나랑 내 동기처럼 가만히 앉아있는 분위기도 있다. 빅펌의 장점 중 하나가 많은 동기를 만들어서 힘든 사회 초년생 생활을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건데 내 동기는 너무 조용하고, 재미도 없고, 소심하고, 참 맘에 들지 않는다. 강의를 듣고 집에 오면서 두 번 밖에 보지 않았던 동기에 대한 미움까지 생겨버릴 정도로 참 ..
설레임많은 단어 앞에 '첫'이라는 한글자를 붙이면 그 단어는 설렘을 주기 마련이다. 오늘 나는 '첫 출근'을 했다. 소풍을 가기 전날밤과는 미묘하게 다른 두근거림과 기대가 잠을 설치게 했다. 조금은 피곤한 상태로 6시 50분에 일어나 오랜만에 부지런한 하루를 보냈다. 새 옷과 새 신발을 신고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겪는다는 지옥철을 타고 회사로 가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영어, 영어, 그리고 영어기대하던 K비서는 사진과 사뭇 달랐고, Y상무님과의 첫만남으로 오늘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여느 다른 부서와는 다르게 조금 생소한 이름을 가진 우리팀의 직무에 대한 설명 - 공공기관(을 비롯한 공기업, 비영리법인, 특수한 법인)의 조직 및 인사 재편성, 비전과 목표의 설정, 재무구조 컨설팅, 사업..
"다음 메일로 일정을 첨부했습니다. 확인을 위하여 회신을 부탁드립니다." 우리팀 비서에게서 이름, 사번, 휴대폰 번호를 비롯한 동기들의 간단한 개인정보와 연수 및 교육 일정을 담은 메일이 하나둘씩 오기 시작한다. 회사를 다닐 때 입을 정장, 셔츠, 넥타이 몇 개와 구두는 벌써부터 준비를 완료했고, 4년간의 대학생활 동안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던 두 사람이 각기 다른 짝을 만나는 모습을 보며 자유를 만끽하던 마지막 주말이 이렇게 끝이 나간다.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았나보다. 어떤 행사 혹은 시험과 같은 큰일을 앞둘 때 배가 살살아파오더니, 어제부터 설사를 해 오늘 저녁 있었던 약속도 취소했다. 컨디션을 조절하라는 하늘의 계시인가. 일찍 잠들기 위해 뜨거운 물에 잠시 몸을 담구고, 피부에도 신경 쓰려 마스크팩도..
어떤 제목을 붙여아 할지 모르겠다. 올해는 그 어느 때 보다 법인 채용시장이 어려웠다는 것은 아래에 다른 글에서도 적었다. 대략 300명 정도가 빅4 회계법인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인데 나로써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우리 대학 우리과에 나를 가르쳐주셨던 5명의 교수님들이 있었는데 L교수님, Y교수님, K교수님, K교수님(여), 다른 학교로 가신 또다른 Y교수님이 있고 그 이외에 내가 졸업 후 오신 다른 교수님들이 있다. 학부시절 나름 최선을 다한 대학생활과 이로 인해 자연스레 교수님과의 친분을 두텁게 쌓을 기회가 있었고, 나의 군 생활과 수험생활 동안 연락조차 자주 드리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내 뒤를 든든히 지켜주셨다. 이번 회계사 발표가 났을 때도 제일 먼저 교수님들께 전화를 드렸다. 정말 오랜만에 ..
추석이 지나고 알려준다던 본부가 드디어 발표되었다. 올해의 입사자는 200명인데 대부분은 Assurance 각 본부에 배정이 되었는데 나는 특이하게도 그 이외의 본부로 가게 되었다. 당연하게 감사본부로 가게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간단한 정보조차 찾기 힘든 본부로 가게 되니 머리가 복잡해진다. 회계사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진로'의 선택은 내 고민을 계속되게 만든다. 시험에 붙는다는 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마치 허허벌판에서 어디든지 내가 걷는 발걸음이 곧 길이되는 것이라 생각하면 좋기도 하지만 남이 뚫어놓은 고속도로를 편하게 가고 싶기도 하다. 회계사가 된다면 가장 타고 싶었던 이상적인 테크트리는 '감사->FAS->유학->해외취업->교수'였다. 인생의 목적이 돈이나 성공이 아닌 '많..